월간샛냥

이소만

*기울임체 : 대사 창섭은 가장 멋진 모습으로 헤어지자고 했다. 눈이 시릴 만큼 예쁘게 꾸미고 나와서는, 온종일 즐겁게 데이트하고서는. 함께 웃음을 나누고서는. 형. 우리, 만나는 건. 오늘까지만 하자. 은광을 집 앞까지 데려다주고는, 따뜻하게 난방해놓은 지프 차 안에서 담담하게 말했다. “왜?” “……어? 하하, 음.” “왜…, 헤어, ...

인생은실전

김푸른

"그 형 소식 알아?" 모든 것은 물음표로부터 시작된다. 방금 전까지도 TV를 보며 가만히 누워있던 내가 벌떡 일어나 졸업 앨범을 뒤져본 것도, 나와 같은 페이지에 실려 있던 친구에게 전화를 건 것도, 궁금한 사람의 안부를 물어보는 지금도 전부. 내 질문에 상대방은 오랜만에 듣는 익숙한 목소리로 긍정을 말했다. 저번에 어디에서 버스킹을 했다더라. 예전에는...

한달수

토끼굴

여느 때와 같이 영화 보고 노래방 가고 이곳저곳 쏘다니다가 집에 들어와 밥을 먹는데, 형이 충격적인 고백을 했다. "창섭아, 나 사실 뱀파이어야." 형은 무슨 그런 고백을 밥 먹을 때 해... 우리 지금 마늘볶음밥에 삼겹살 구워서 마늘 간장 소스에 찍어서 구운 마늘이랑 마늘장아찌에 먹고 있잖아... 지금 형 주려고 쌈 크게 쌌는데... "마, 마늘 빼줄...